• 홈
  • 두런두런

작성자 : 구경백 일구회 사무총장

등록일 : 2019-03-05

전지훈련에 등장한 특수부대요원



12월 1일부터 다음 해 1월 31일까지는 비활동 기간이다. 이 기간에는 구단이 선수의 연습 등에 관여할 수 없다. 선수 입장에서는 2월 스프링캠프부터 시작해 정규 시즌, 포스트 시즌, 그리고 마무리 훈련까지 10개월을 앞만 보고 달려온 만큼 재충전이라는 의미에서 비활동 기간은 중요하다. 

선수에 따라서는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거나 자신만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1년 농사를 준비한다. 물론, 웨이트 트레이닝 등 꾸준한 자기 관리에 힘쓰는 것은 기본이다. 그 기본을 잊으면 프로야구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어쨌든 비활동 기간이 엄격하게 지켜지기 시작한 것은 2016년부터다. 그렇다면 KBO리그 초창기는 어땠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시즌 전 경기에 출장한 주축 선수와 베테랑 그리고 부상자를 제외한 선수들은 구단이 짜놓은 일정 속에서 연습해야만 했다. 선수 역시 자기 발전을 위한 시간으로 여겨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1982년 원년 우승의 금자탑을 이룬 OB는 마산 구장에서 11월 말까지 마무리 훈련을 했다. MBC는 진해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이때 특이한 점은 OB와 MBC가 2차례 연습경기를 하면서 관중들에게 입장료를 받았다는 것이다. 프로야구 38년 동안 연습경기에 입장료를 받은 건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기억된다. 

이후 투수들은 12월 포항제철 고등학교 야구장으로 이동하였다. 타자들은 남산 헬스클럽으로 장소를 옮겨 훈련을 계속해왔다. 
 
드디어 단체연습이 종료된 1982년 12월 20일. 선수들에게는 1983년 1월 5일까지 약 보름간의 달콤한 휴식기간이 주어졌다. 그러나 선수들은 불만이 가득했다. 그 이유는 개인 연습 일정표를 코칭스태프에게 제출하라고 한 후 매니저가 일일이 확인하러 다니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필자의 기억 속에 선수들에게 가장 가혹했던 시기는 1985년 비시즌으로 생각한다. 이때는 12월부터 2월까지 무려 90일간 창원 두산중공업 야구장에서 연습해야 했다. 휴가도 없었다. 

90일 동안의 합숙 훈련은 영원히 깨지지 않을 불멸의(?) 기록이다. 


  
사실 선수는 앞서 말한 것처럼 기량 증가를 위해 연습하는 것이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코치진과 프런트 직원은 그렇지 않다. 코치진은 연습 기간이니까 급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구단은 비활동 기간인 만큼 줄 수 없다고 맞섰다. 결국, 급여가 아닌 수당 형식으로 금전적 보상을 해주는 것으로 봉합됐다.
 
다만 프런트 직원들은 그렇지가 않았다. 매달 급여를 받으니까 특별히 보너스 등을 챙겨줄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운영팀장을 비롯한 운영팀 직원들과 매니저, 트레이너, 운전사 등 12명 안팎의 직원들은 별다른 수당 없이 90일간 가족과 생이별을 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다음 날이 휴식일이면 고작 그날 밤에 몰래 서울에 들렀다가 그 다음 다음 날 새벽에 돌아오곤 했다. 원칙적으로 금지된 행동이지만 운영팀장이 눈을 감아줘 그나마 숨통이 조금은 트였다. 

반면, 선수들은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쉬는 날이라고 해도 저녁에 야간 훈련이 있고, 아침에는 산책 등 출석을 점검하는 시간이 곳곳에 있었으므로 외박 등은 별나라 얘기였다.


 
어쨌든 초창기 프로야구에서 구단 직원들이 가장 고생했다고 생각한다. 선수는 자기 기량 증가를 위해, 코치진은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선수를 가르치는 것이지만 구단 직원은 그 뒤에서 여러 일을 하며 그들을 지원했다. 

직원의 역할은 끝이 없었다. 한마디로 일당백의 특수 부대 요원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아침 7시에 운동장에 나와 필드를 정비하고 연습 일정에 맞춰 장비도 설치한다. 타격 연습할 때는 외야에서 공을 줍고, 펑고 연습할 때는 코치 옆에서 공을 올려줬다. 게다가, 도심지에서 벗어난 곳에서 연습했으므로 아르바이트도 구할 수 없어 모든 잡일을 구단 직원들이 도맡아 했다. 그러다 보니 트레이너실에는 선수보다 구단 직원이 치료받을 때가 잦았다. 그래서 입술이 불어터지지 않는 이는 구단 직원이 아니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구경백 사무총장은?

 

배명중-배명고-우석대 출신 내야수. 

 

1979년 동양 맥주 입사. 

 

1981년 OB베어스 창단에 기여. 

 

1982~1997년 OB베어스 매니저, 운영팀장, 홍보팀장, 스카우트 팀장 역임. 

 

1998년 해설위원 변신. 전 대한야구협회 홍보이사. 

 

2001년 스포츠서울 해설평론상 수상

 

2001~2010년 KBO 상벌위원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기술위원회 위원

 

2012년 KBO 100주년 사업위원  

 

현 (사) 일구회 사무총장. IB스포츠 해설위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