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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두산베어스 송예슬 리포터

등록일 : 2019-03-06

송예슬 리포터의 오키나와 8박 9일의 출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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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시작이야!]
아직 채 동이 트기 전인 오전 6시에 집을 나섰습니다. 설렘, 부담, 걱정 등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마음을 안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우연히 비행기에서 승무원 친구를 만나 많은 격려 받고 오키나와 출장의 좋은 시작을 할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오키나와 숙소에 도착! 먼저 와계셨던 두산베어스 관계자분들과 피디님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리포터 면접 때 잔뜩 긴장하면서 뵀던 분들을 현장에서 뵙다니 감격에 겨운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과 스프링캠프 모자를 받았습니다. ‘정말 시작이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두산베어스 리포터로서 책임감을 다시금 다졌습니다. 


2/9
[츄라우미 수족관 촬영]
오전 11시, 함덕주, 이영하, 박신지 선수와 함께 츄라우미 수족관으로 향했습니다. TV 속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는 멋진 모습만 보다가 차에서 편안하게 웃고 떠드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니 마냥 신기했습니다. 


약 한 시간을 달려 도착한 수족관,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어수선한 주변에 휩쓸려 촬영도 순탄하게 이뤄지진 않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촬영보단 수족관 막바지에 있던 피규어 뽑기를 하면서 선수들과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각자 뽑은 피규어를 자랑하기도 하고 서로 부러워하며 거리를 좁혀갈 수 있었습니다.


촬영이 고단했는지 선수들은 돌아오는 차에서 곤히 잠에 빠졌습니다.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하고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촬영이었지만 이날의 아쉬움을 교훈 삼아 나은 모습 보여드려야겠다고 다짐했던 날이었습니다. 

2/10
[인사쟁이 “안녕하세여”]
오키나와 3일 차에 드디어 처음 구시카와 구장에 발 도장을 찍었습니다. 이날 피디님께 받은 미션은 액션캠을 들고 돌아다니면서 ‘감독님과 선수들에게 인사하기’. 원래 낯을 가리는 성격은 아니지만 혼자 돌아다니면서 인사를 드리려니 두렵고 긴장됐습니다. 
역시나 이날 참 많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운동 중인 선수에게 말을 걸어 혼나기도 하고, 양해의 말씀을 드리지 않고 카메라를 먼저 들이대는 바람에 많은 주의를 들어야 했습니다. 

의기소침해진 제가 경기장 언저리에서 쭈뼛쭈뼛 서 있자 매니저님께서 다가오셔서 용기를 주셨습니다. 정말 많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웃으시면서 따뜻한 조언을 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합니다.

이날은 mbc sports+에서 두산베어스 취재를 나온 날이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평소 좋아하던 김선신 아나운서와 정용검 아나운서, 허구연 해설위원을 볼 수 있었고 운 좋게 대화도 많이 나눌 수 있었습니다. 비록 제가 선수들에게 인사를 하면서 찍은 영상은 콘텐츠로 나가지 못했지만, 대신 저와 정용검 아나운서가 나눈 대화가 콘텐츠화 되어 mbc spots+의 유튜브 채널에 등장했습니다.


2/11
[팬과의 상견례]
오키나와 날씨는 변화무쌍했습니다. 화창했다가 갑자기 비구름이 몰려오더니 슬그머니 해가 뜨는 종잡을 수 없는 날씨였습니다. 하지만 변덕 심한 날씨도 팬들의 두산 베어스 사랑을 방해할 수는 없었습니다. 오키나와 구시카와 구장에는 한국에서부터 선수들을 보러오신 팬, 오키나와에 거주하고 계신 한국인 팬, 일본인 팬분들까지 두산 베어스를 아끼시는 많은 팬분이 다녀가셨습니다. 

구시카와 구장에 방문해주신 팬분들은 제가 두산 베어스에 잘 적응할 수 있었던 하나의 계기입니다. 일본인 팬분들과 스스럼없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한국에서 와주신 팬분들은 “두산 베어스 잘 부탁드려요”라며 말을 걸어주셨습니다. 구장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팬분들과 대화를 하면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2/12
[다시 씩씩해질 수 있었던 이유]
아직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상태에서 개인적인 사정이 겹쳐 우울했던 날이었습니다. 항상 밝은 모습 보여드려야 하는 리포터였지만 이날은 누가 쿡 찌르면 눈물이 왈칵 나올 것 같은 그런 날이었어요. 라이브 피칭이 끝나고 선수들을 가볍게 인터뷰한 후 구석에서 잠시 마음을 추스르고 있었습니다.

그때 구단 과장님께서 제게 다가오시더니 “잘 하고 있어?”라고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순간 울컥하며 “아닌 것 같아요”라고 대답해버렸고 동시에 눈물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 모습을 본 지나가던 유희관 선수가 함께 위로해주셨습니다. 원래 잘 우는 성격이 아닌 저는 남 앞에서 울었다는 사실이 너무 민망해 몇 시간 동안 고개도 제대로 못 들고 다녔습니다. 그러면서 처음에 이렇게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다는 것에 괴로워했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런 제 마음을 읽으셨는지 계속 제게 파이팅을 외쳐주셨고, 음료를 주시며 말을 건네주셨습니다. 두산 베어스라는 단체가 참 따뜻하고 포근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날 팟캐스트 방송에서 감사의 마음을 다 못 전했던 것 같습니다. 이날 제게 힘이 돼 주셨던 홍보팀 과장님, 선수들, 피디님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2/13
[쉬는 날 뭐 하시나요]
다음 날인 14일은 선수들이 4일간의 훈련을 마치고 잠시 쉬어가는 날이었습니다. 제가 액션캠을 들고 “(내일) 쉬는 날 뭐 하시나요”를 연신 물어보자 선수들은 웃으면서 저마다의 계획을 얘기해주셨습니다. 
영상에는 나가지 못했지만 감독님과, 선수들, 코치님들의 화기애애한 분위기, 센스있는 답변, 케미를 가까이서 봤습니다. 그라운드 위에서 야구공에 집중하며 날카로운 집중력을 보여주는 선수들의 또 다른 모습을 팬 여러분에게도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앞으로도 카메라를 들고 선수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2/14
[쉬어가는 날]

오랜만에 늦잠을 잤습니다. 눈을 뜨니 노란 햇빛이 방안에 가득 들어와 있었고 그 햇빛으로 기분 좋게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일어나 모자를 푹 눌러쓰고 숙소 앞 편의점에 갔습니다. 무려 3만 원어치 먹을거리를 사고 숙소로 돌아와 느긋하게 두산베어스 공부를 했습니다. 또 다음 날 두산 베어스와 지바 롯데 마린스와의 연습경기가 있기에 경기 리포팅 준비도 신경 썼습니다. 그렇게 마음가짐을 재정비하고 다음 날 경기를 위해 일찍 잠들었습니다.
 


2/15
[지바롯데와의 연습경기]

하늘을 정확히 반으로 갈라 한쪽은 푸른 하늘, 한쪽은 먹구름으로 가득한 날이었습니다. 경기 시작 전 긴장되는 마음으로 마이크를 들고 리포팅을 시작했습니다. 준비한 정보는 전해드렸지만 무언가 아쉬움이 남았는데, 바로 팬 여러분들과 소통하지 못한 부분이었습니다. 다음번 방송에서는 꼭 소통하면서 팬과 가까운 리포터가 되겠습니다.
리포팅을 끝낸 저는 다음에 있을 중계를 위해 선수들 기록과 스코어 등을 기록했습니다. 그동안 재미로만 봤던 야구였지만 이렇게 선수들 한 명 한 명에게 집중해서 보니 신경 써야 할 게 참 많았습니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경기를 어떻게 말로 잘 옮겨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던 순간이었습니다.
경기 중간 비가 세차게 내리는 바람에 경기가 중단될 뻔했지만, 다행히 9회 말까지 경기가 무사히 치러졌습니다. 경기를 유심히 보면서 왜 제가 야구를 좋아했는지 다시금 깨닫게 됐습니다. 볼이 스코어를 결정하는 다른 구기 종목과는 다르게 사람이 발로 뛰어 점수를 내는 야구는 참 인간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스포츠입니다. 



2/16
[끝이 아닌 시작]
처음엔 길게만 느껴졌던 8박 9일이라는 시간, 어느덧 한국으로 돌아갈 때가 되니 아쉽게만 느껴졌습니다. 감독님과 선수들에게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인사를 드리니 아쉬움이 더욱더 짙어졌습니다. 감독님, 코치님, 선수들께 감사한 일들이 매일 너무 많았는데 그 일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러나 끝이 아닌 시작으로 달려가는 거겠지요. 


오키나와에서의 8박 9일 동안 두산베어스가 왜 최강인지, 최강팀 두산베어스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감독님, 코치님, 선수들의 열정과 팀의 든든한 뒷받침이 되는 두산베어스 관계자분들, 베어스포티비의 캡틴 피디님 등 모두의 노력이 모여 두산베어스라는 팀을 견고하게 만듭니다. 저 역시 오키나와에서의 8일을 기억하며 늘 발로 뛰며 두산베어스를 위해 존재하는 리포터가 되겠습니다.​

 

두산베어스 송예슬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