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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스포츠경향 윤승민 기자

등록일 : 2019-02-22

두산베어스 2019 1차 스프링캠프 투수 결산

 

2월 초·중순 일본 오키나와의 궂은 하늘 아래서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아쉬움을 만회하려는 두산 베어스 선수들의 눈은 더욱 밝게 빛났다. 2월 1일부터 18일까지 오키나와 구시카와구장에서 치러진 1차 스프링캠프에서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마운드에 새 힘을 보탤 자원들을 살폈다.

 팀의 필승조인 우완 김강률과 사이드암 박치국이 부상 여파로 1군 캠프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그 빈 틈을 자신의 몫으로 만들려는 투수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 이용찬, 이영하로 꾸려진 1~4선발과 함덕주가 맡을 마무리 외에 적잖은 자리는 투수들의 스프링캠프 경쟁 결과에 따라 그 주인이 가려지기 때문이다. 코칭스태프의 눈에 들어 두산 마운드 주축이 되길 바라는 투수들의 열정은 연차를 가리지 않았다.

 

 

■비밀병기가 될 새 얼굴들

 여러 젊은 투수들 중 두산의 비밀병기로 지목된 투수로는 우완 이동원과 좌완 김호준이 있다. 키 190㎝·몸무게 105㎏의 거구를 자랑하는 이동원은 ‘시속 150㎞ 중반에 육박하는 빠른 공’이라는 매력적인 무기를 소유하고 있다. 유신고 졸업 후 2012년 육성선수로 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이동원은 적잖은 파이어볼러들처럼 제구력이 약점이었지만 이번 캠프에선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16년 스프링캠프에서 두산 2군 투수 인스트럭터를 맡았던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은 이번 오키나와 캠프에서 3년만에 이동원의 투구를 지켜본 뒤 “그 때보다 훨씬 좋아졌다. 공 끝이 좋아졌고 제구력도 좋아질 것”이라고 칭찬했다. 비록 미야자키에서 계속되는 2차 캠프에는 합류하지 못했지만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김호준은 두산 좌완 불펜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투수로 꼽힌다. 최고시속 147㎞에 이르는 빠른공을 주무기로 지난해 2군 마무리를 주로 맡았던 김호준은 이번 오키나와 1군 캠프에서 ‘씩씩한 투구’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었다. 팔꿈치, 광배근, 발가락 등 중·고등학교 때 시절 겪은 잇단 부상을 이겨내면서 1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자 하는 의지도 강하다. 지난 15일 일본 프로야구 지바롯데와의 연습경기에서 0.2이닝 동안 1점을 내줬지만, 김호준은 자신이 목표로 삼았던 미야자키 2차 캠프 합류에 성공해 1군 진입에 대한 꿈을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 자유계약선수(FA) 보상선수로 NC에서 이적한 우완 이형범, 지난해 두산의 2차 1라운드 신인으로 가능성을 선보인 우완 박신지도 캠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형범은 지난해 NC 소속으로 선보였던 운영능력을 다시금 인정받았고, 박신지의 경우 김태형 감독이 ‘오버 페이스’를 걱정할 정도로 진지한 자세로 캠프에 임했다.

 

 

■왕조를 경험한 베테랑, 두산 마운드 ‘멘토’가 되다

 올해 두산 마운드의 또다른 큰 변화는 베테랑 투수 배영수와 권혁 영입이다. 지난해 말 현역 최다인 통산 137승 투수 배영수가 두산 유니폼을 입은 데 이어,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뒤 채 일주일도 안돼 권혁의 계약 소식과 합류가 속전속결 진행됐다. 배영수는 롱릴리프로 쏠쏠하게 활용이 가능하고 때에 따라 선발로도 던질 수 있다. 삼성과 한화에서 오랜시간 필승조로 뛰었던 권혁의 존재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두산 좌완 불펜의 깊이를 더한다. 

 두 투수의 영입이 두산 마운드에 가져다 줄 부수적인 효과들도 있다. 마운드 가용 자원이 늘어나면서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졌다. 두 베테랑 투수는 단순한 경쟁자 이상으로 어린 선수들의 좋은 멘토·스승이 될 수 있다. 두 투수는 2010년대 초반 프로야구를 쥐락펴락했던 삼성 왕조의 일원이다. 가을야구를 여럿 경험한 두산 투수들에게도 수차례 우승을 경험했던 선배 투수들의 조언은 큰 힘이 된다. 마무리 함덕주도 “한 시즌을 치르면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선배들에게 많은 조언을 구할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베테랑 투수들도 비슷한 또래 투수인 김승회와 이현승과 어울리며 두산 특유의 분위기에 적응해가고 있다. 배영수는 이동원, 이영하를 비롯한 젊은 투수들과 함께 운동하고 대화하며 팀이 원하는 역할을 이미 잘 수행하고 있다

 

 

■우리도 질 수 없다…명예회복 노리는 구관들

 팀의 중고참급 투수들도 명예를 되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오키나와 캠프 막바지에 치러진 연습경기 지바롯데전에서는 홍상삼과 최대성이 김태형 감독으로부터 칭찬을 들었다. 한국나이로 올해 서른이 된 홍상삼은 두둑한 배짱과 구위, 그리고 가능성을 높이사 두산 마운드 한 축으로 활약했으나 최근 몇년간 팀내 비중이 줄었다. 그러나 절치부심하며 이번 캠프에 임했고, 지바롯데전 선발로 2이닝을 던지는 동안 최고구속 시속 147㎞를 선보였다.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도 성공적으로 시험하며 김태형 감독으로부터 “시즌 때도 이대로만 던져주면 된다”는 칭찬을 들었다.

 시속 150㎞의 빠른 공을 언제든 던질 수 있는 투수 최대성도 연습경기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최대성은 고질적인 제구 문제로 롯데와 KT를 거쳐 두산에서 뛰는 동안에도 ‘미완의 대기’라는 수식어를 떼지 못했다. 2016~2017년 팔꿈치 수술 여파를 딛고 지난해 겨우 다시 마운드에 섰으나 첫 등판 때 1이닝 동안 홈런 3개 포함 9실점한 뒤 9월까지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역시 지바롯데전에서 최고 시속 152㎞를 찍어내며 1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아직 연습경기 1경기에서의 결과일 뿐이지만 두 선수가 빠른 공을 뿌리면서 코칭스태프의 칭찬을 들었다는 점은 일단 좋은 신호다.

 

 

 두산을 대표하는 두 좌완 선발이었던 장원준-유희관도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 두 투수 모두 지난해 동시에 부진을 경험했다. 유희관은 정규시즌 10승을 채웠으나 한국시리즈에서는 중용되지 못했고, 장원준은 선발이 아닌 불펜에서 대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연봉도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깎였고, 스프링캠프에서 5선발 자리 하나를 두고 경쟁하는 처지가 됐다. 그러나 지난해의 부진을 씻으려는 의지는 만만치 않다. 지난해 특유의 유쾌함을 잃었던 유희관은 올해는 ‘과거 자신의 모습을 되찾겠다’고 마음먹으며 스프링캠프에서 넉살좋은 모습으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애쓰고 있다. 실밥이 더더 넓게 펴진 새 공인구가 “컨트롤로 승부하는 저에게는 좋은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며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스포츠경향 윤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