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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스포츠동아 강산 기자

등록일 : 2019-02-20

두산베어스 2019 1차 스프링캠프 야수 결산

 

 

두산베어스는 2018시즌 직후 큰 악재를 마주했다. ‘전력의 절반’이라고 평가받던 포수 양의지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통해 NC 다이노스로 떠난 것이다. 김태형 감독이 “공격과 수비 모두 완벽하게 해내는 포수”라고 했을 정도로 양의지의 존재감이 컸기에 그의 이탈에 따른 우려의 시선이 뒤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두산은 여전히 막강한 선수층을 자랑한다. 특히 야수쪽에선 큰 걱정이 없다. 외국인선수의 활약이 반드시 동반돼야 하는 팀이 여럿 있지만, 두산은 예외다. 새 외국인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도 치열한 주전 경쟁을 뚫어야 그라운드에 설 수 있다. 이는 타 구단이라면 당연히 주전 한자리를 차지할 법한 오재일도 자리가 보장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둘의 치열한 경쟁은 이번 스프링캠프 최대 화두로 손꼽힌다.

 

 

 주전과 백업의 격차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건강한 경쟁이 이뤄진다. 이는 팀 전력 강화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두산은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크지 않은 팀이다. 출전 우선순위는 있지만, 혹시 모를 변수를 대비한 대체자는 언제든 출격 대기상태다. ‘슈퍼 백업’으로 발돋움한 류지혁과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정진호도 이 범주에 속한다. 양의지의 이탈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비결도 박세혁의 존재 덕분이다.

 박세혁은 2017시즌 양의지가 부상으로 장기 이탈하자 그 자리를 훌륭하게 메우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주전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절대적이진 않다는 것이다. “양의지의 공백을 포수쪽에서 메우려고 하면 선수단 운용이 어려워진다. 팀 차원에서, 지금 경쟁 중인 포수들이 자기 실력을 보여주고, 다른 선수들이 더 좋은 성적을 내면서 빈자리를 채워가야 한다.” 김태형 감독의 복안이다. 과거 김현수(LG 트윈스)와 민병헌(롯데 자이언츠)의 이탈에도 두산이 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는 비결이다.

 1월31일부터 2월18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한 1차 스프링캠프 기간에도 두산 야수진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부상자 없이 순조롭게 1차 캠프를 마친 덕분에 김태형 감독의 마음도 한결 편안해졌다. 김재환과 오재원, 김재호 등 베테랑 선수들이 엄청난 열정을 보이니 후배들도 자연스럽게 자극을 받고 따라가는 시스템이 구축됐다. ‘알아서 하는’ 문화가 완벽하게 자리를 잡은 것이다. 실제로 김태형 감독도 “야수쪽은 큰 걱정이 없다”고 했다.

 기존 선수들의 존재감이 워낙 커서일까. 새 얼굴이 그 틈을 뚫고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냉정히 말하면, 어렵다. 그러나 실망하지 않고 어떻게든 존재감을 보여주려는 선수들이 여럿 있다. 김태형 감독이 이번 캠프에 참가한 신인 야수 두 명(송승환, 김문수), 외야수 김경호, 내야수 정병곤을 언급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정병곤은 삼성 라이온즈에서 방출 후 두산에 입단했고, 김경호는 이번에 처음으로 1군 캠프에 참가했다. 2018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가장 마지막 순번(전체 100순위)으로 뽑힌 내야수 권민석도 캠프를 완주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누가 ‘베스트9’에 이름을 올릴지가 관심사다. 포수는 박세혁을 중심으로 이흥련과 장승현이 백업 한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형국이다. 김태형 감독은 “1군에 포수 3명을 데리고 가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흥련과 장승현 모두 “어떤 위치든 팀이 잘되는 방향만 생각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장승현은 지난해보다 체중을 7㎏ 감량했다. 몸이 가벼워지니 순발력이 향상했다. 양의지의 자리였던 주전 안방마님으로 올라선 박세혁은 이번 캠프 기간에 마치 프리에이전트(FA) 대어급 선수를 연상케 할 만큼 큰 관심을 받았는데, 풀타임 주전포수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관심이 쏠린다. 포수로서 철학이 뚜렷한 것은 박세혁이 지닌 무형의 가치다.

 1루수는 오재일과 페르난데스의 경쟁이다. 김태형 감독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둘 다 장타력과 정확성을 겸비한 터라 컨디션에 따라 출전횟수를 조절할 가능성도 있다. 김태형 감독은 이미 “타격 컨디션이 우선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루수 오재원, 유격수 김재호의 키스톤콤비는 변함이 없다. 3루수 허경민의 자리도 확고하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류지혁이 언제든 대기하고 있어 든든하다. 변수는 최주환이다. 2018시즌을 통해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여준 최주환은 기본적으로 지명타자 슬롯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지만, 1루와 2루, 3루 수비가 모두 가능한 만큼 언제든 주전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15일 지바 롯데 마린스와 연습경기에서는 2루수로 나서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기도 했다. 조성환 수비코치는 “최주환에게 최적의 포지션은 2루”라면서도 “오재원과 최주환이 경쟁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오재원이 워낙 많은 수비이닝(966이닝)을 소화한 탓에 체력 부담이 있었는데, 최주환이 그 부담을 덜어주기만 해도 좋을 것이다. 지금 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야는 좌익수 김재환~중견수 정수빈~우익수 박건우의 포메이션이 유력하다. 김태형 감독은 세 명 모두 주축 타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수빈은 리드오프, 김재환은 4번타자로 고정해 팀 공격력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정진호와 김인태, 대만 2군 캠프에서 담금질에 한창인 ‘슈퍼 루키’ 김대한도 잠재적인 경쟁자다. 이번 캠프를 통해 발굴한 김경호도 엄청난 스피드를 앞세워 1군 엔트리 한자리를 노린다. 김태형 감독도 “발이 워낙 빠르니 언제든 백업으로 1군에서 쓸 수 있도록 잘 준비시킬 것”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두산은 2018 정규시즌을 치르며 타율(0.309)과 타점(898타점), 3루타(30개), 출루율(0.376), OPS(0.862), 득점(944점) 등 대부분의 공격지표에서 1위를 독식했다. 총 6명(김재환, 최주환, 박건우, 허경민, 오재원, 김재호)이 규정타석 3할 타율을 기록했을 정도로 파괴력이 강했다. 이들이 건재하고, 전역 후 첫 풀타임 시즌을 준비하는 정수빈 등 기대되는 자원도 여럿이다. 그만큼 뎁스가 강하다. 지금의 컨디션을 정규시즌까지 이어가는 게 관건이다. 20일부터 진행하는 일본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는 연습경기를 통해 옥석을 가리는 자리다. 마지막에 살아남을 야수가 누가 될지에 벌써 관심이 쏠린다. 백업 선수도 타 구단에선 주전을 압박할 수 있는 실력을 지닌 터라 그 결과가 더욱 궁금해진다.

 

강산 기자 / 스포츠동아 두산 담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