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두런두런

작성자 :

등록일 : 2019-04-01

[주간 리뷰] 상쾌한 출발, 3/23~3/31


<3월23일~3월31일> 한화 개막 홈 2연전→키움 홈 3연전→삼성 원정 3연전


어느덧 기해년 3월도 흘러갔다. 미세먼지와 꽃샘추위로 마스크와 외투를 빼놓지 않고 챙겼던 기억이지만 프로야구가 포문을 열면서 야구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특히 베어스팬은 쫄깃쫄깃한 심정을 느끼면서 선수들을 응원했을 터다. 승패가 갈리는 전쟁터, 지켜보는 이들은 가슴이 철렁한 순간도 많았지만 베어스는 개막 후 8경기를 6승2패로 순항하면서 페넌트레이스의 대장정을 순조롭게 시작했다. 과정에서 타선의 부침으로 살떨리는 승부가 많았지만 그런 만큼 이기면 승리의 기쁨은 더 짜릿하다. 한 마디로 선발은 잘 버티고, 타선은 승리를 향한 마지막 길목에선 어김없이 터진 기간이다. 


◆선발 5인방 리그 최강! 

조쉬 린드블럼-이용찬-세스 후랭코프-유희관-이영하로 이어지는 5인 선발 로테이션은 개막 후 리그 최강의 위용을 뽐냈다. 비록 타선 지원이 아쉬워 선발승은 31일 대구 삼성전에서 후랭코프가 거둔 1승 뿐이지만 투구 내용과 결과를 보면 10개 구단 선발투수 중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우선 린드블럼은 3월23일 한화와의 잠실 홈 개막전에 등판해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5.2이닝 동안 93구를 던지면서 2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물론 9개의 피안타가 있었지만 노련한 위기관리능력을 실점을 최소화했다. 당시 두산은 3-3으로 맞선 8회말 2득점하며 승기를 잡고 함덕주가 9회초 1사 후 등판해 희생플라이로 1점만을 내준 뒤 개막전 승리를 지켰다.

린드블럼은 그다음 등판인 3월29일 대구 삼성전에선 몸이 풀린듯 더 탄탄한 모습을 보였다. 7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2실점(1자책)으로 마운드를 책임졌다. 2경기 평균자책점은 2.13(12.2이닝 3자책)에 퀄리티스타트 1회, 승리투수가 되지 못해도 박수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토종에이스 이용찬 역시 제 역할을 했다. 3월24일 잠실 한화전 첫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103구를 던져 4피안타 9탈삼진 6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당시 완벽한 모습을 보이다 7회 실책으로 무너져 실점이 치솟았고 두산은 패했지만 그 과정을 보면 이용찬의 탓으로 돌리기 힘들다. 그리고 3월30일 대구 삼성전에 시즌 두 번째 등판해 6이닝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임무를 완수했다. 

그 외에도 무너진 스타터는 없었다. 후랭코프는 3월26일 잠실 키움전 5이닝 1실점으로 빠르게 강판했지만 일요일(31일) 등판을 염두에 둔 김태형 감독의 포석이었다. 31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5이닝(108구) 5피안타(2홈런) 5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며 다소 주춤했지만 타선이 터져 걱정이 없었다. 후랭코프는 이날 승리투수가 되면서 개막 후 두산의 첫 선발승을 기록했다. 

지난해 두자릿수 승리를 챙기긴 했으나 평균자책점이 6.70으로 높아 불안감을 안긴 유희관도 마수걸이 등판을 잘 마쳤다. 3월27일 잠실 키움전에서 7이닝 5피안타 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다시 신뢰를 받을 수 있는 토대를 놓았다. 이날 두산은 2-2로 맞선 채 연장까지 돌입했고 10회말 한현희를 상대로 정수빈이 끝내기안타를 뽑아냈다. 

5선발 이영하 역시 다부지다. 3월28일 잠실 키움전, 6이닝 6피안타 3볼넷 3실점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최고 시속 149km 직구와 포크볼, 슬라이더를 앞세워 키움 타선을 묶었고 두산이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교체돼 승리 투수 요건도 갖췄다. 불펜이 경기 종료 직전인 9회 2사 후 역전을 허용하면서 첫 번째 승리는 다음 등판으로 미뤄야 했지만 본연의 임무는 100% 달성했다. 


◆페르난데스, 이렇게만 해다오~

외국인 타자 복을 다시 불러올 듯한 느낌이다. 베어스는 그 동안 장타력이 있는 선수를 영입했다가 큰 재미를 보지 못했고 올해는 콘택트 능력에 비중을 두고 우투좌타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 러브콜을 보냈다. 페르난데스는 쿠바 대표팀 주전 2루수 출신으로 2018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주전 1루수 앨버트 푸홀스의 백업 선수로 뛰기도 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 퍼시픽코스트리그에서 타율 0.333으로 타격 2위를 차지한 기억도 있다. 

기대 이상이다. 개막 후 두산 타선에서 가장 뜨거운 활화산 타격감을 가지고 있는 이가 바로 페르난데스다. 개막 후 3월까지 시즌 타율은 0.393(28타수 11안타)다. 5개의 볼넷을 골라냈고 삼진은 2개 밖에 없다. 6타점도 곁들였다. 23일 한화와의 개막전 8회말 결승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기도 했고 26일 키움전에선 1-1로 맞선 6회말 밀어내기 볼넷으로 결승타점을 올렸다. 1B2S에서 바깥쪽 포크볼을 참아내는 모습을 본 김태형 감독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선구안도 합격점을 받아낸 장면. 그리고 29일 삼성전에선 2-2로 맞선 9회초 1사 1루에서 우규민의 직구를 받아쳐 우전 결승 적시타까지 뽑아냈다. 31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5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이렇게 맹활약했는데도 페르난데스는 “내 타격감은 아직 75~80% 정도”라고 부족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잠실구장에서 홈런을 뻥뻥 날려주기를 바라기는 무리일 지 모른다. 하지만 득점권에서의 날카로운 타격은 칭찬에 인색한 김태형 감독의 마음조차 녹였다. 베어스팬들은 물론 구단도 거는 기대가 크다. 


◆불펜투수진, 고생이 많소~

선발진이 잘 던졌지만 초반 방망이가 폭발하지 못하면서 베어스는 매 경기 후반 집중력을 높여야했다. 결국 타선이 해줄 때 해줘 웃었지만 이를 뒷받침한 불펜투수들의 노고를 잊을 수 없다. 승기를 내준 3월 24일 잠실 한화전(1-11 패)을 제외하면 28일 잠실 키움전 함덕주의 블론세이브만이 아쉬울 뿐이다. 그 외에는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위기를 넘기고 승리를 불러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형범의 승운이다. 구원승으로만 벌써 3승을 챙겼다. 24일 한화전(1이닝 무실점), 26일 키움전(0.1이닝 1실점/구원승), 28일 키움전(1이닝 무실점/홀드), 29일 삼성전(0.2이닝 무실점/구원승), 30일 삼성전(0.1이닝 무실점/구원승)으로 이어지는 등판일지를 썼고 3.1이닝 동안 3승과 1홀드를 챙겼다. 

이형범은 양의지의 보상선수다. 2012년 특별지명으로 NC 다이노스에 입단해 2014∼2015년에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한 뒤 지난해 12월 중순 FA 보상절차를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두산은 NC의 보호선수 20명 명단을 전달 받은 뒤 투수 중 즉시 전력감을 찾았다. 그리고 통산 39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한 이형범을 지목했다. 마운드 전략보강의 일환이었다. 시간이 흘러 개막을 맞이했고 그 초반 이형범이 승리의 여신과 함께 질주하고 있다. 


◆박건우, 오재일...절치부심이 드디어!

지난해 한국시리즈 등 중요한 고비서 고개를 떨군 박건우와 오재일이 올 시즌 시즌초 부터 심상치 않다. 개막 2연전 포함 첫 주에서 폭발하며 이름값을 해낸 것이다.

우선 박건우를 보자. 팀홈런 1호의 주인공이 됐다. 3월 23일 한화와의 개막전에서 0-1로 끌려가던 4회말 상대 선발 워윅 서폴드를 상대로 좌중월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당시 다시 동점이 되면서 결승포의 주인공이 되지는 못했지만 개막전 5-3 승리의 디딤돌을 놓은 활약상이었다.

박건우의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 타율 0.313(32타수 10안타)로 잘해내고 있다. 홈런 1개에 도루 1개, 5타점을 곁들였다. 타율은 31일 대구 삼성전에서 5타수 무안타(3삼진)으로 침묵해서 대폭 하락했는데, 3할을 훌쩍 넘는다.

부동의 3번타자 박건우는 지난 시즌 125경기에서 타율 0.325, 12홈런, 84타점을 기록했다. 후반기에도 맹타를 휘둘렀지만 한국시리즈 6경기에서 타율 0.042(24타수 1안타)에 그쳤다. 그 충격 속에 겨우내 절치부심했고 김태형 감독의 기대대로 부동의 3번타자로 날개를 펼치고 있다. 팬들은 다시 ‘역시 박건우’라고 박수를 보내고 있다. 

오재일도 결정적일 때 하이라이트 장면을 생산했다. 29일 삼성전에서 멀티히트 활약을 펼치더니 30일 삼성전에서는 1-2로 뒤진 9회 역전 스리런포로 포효했다. 1사 1, 2루에서 오재일은 신인 원태인의 137㎞ 컷 패스트볼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오재일은 “경기를 치르면서 타이밍이 점점 맞아가고 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고 밝혀 더 기대감을 안겼다. 


◆홈런왕 2연패 가즈아∼

지난해 치열했던 홈런왕 경쟁에서 승자는 김재환이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불리함에도 홈런 44개를 때려내 공동 2위 그룹(43홈런)을 1개 차이로 제치고 홈런왕에 등극했다. 김재환은 정규시즌 MVP, 골든글러브(외야수)까지 석권하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올해는 홈런왕 2연패를 정조준한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333(12타수 4안타) 1홈런 5타점으로 예열을 마친 뒤 정규리그에 돌입한 김재환은 박건우, 페르난데스의 맹활약 속에서 차분히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 3월 23∼24일 잠실 한화 개막 2연전에서 7타수 무안타(3삼진)로 부진했지만 26일 잠실 키움전에서는 달랐다. 0-1로 뒤진 6회 2사 1루에서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올 시즌 첫 번째 안타였다. 이후 7회말 네 번째 타석, 4-1로 달아난 상황에선 키움 김상수의 3구째 시속 142㎞의 포심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시즌 마수걸이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이날 김재환은 4타점을 쓸어담았다.

그리고 잠시 소강의 시간을 갖더니 31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연타석 홈런을 신고했다. 먼저 0-2로 뒤진 3회초 2사 만루 풀카운트에서 삼성 선발 헤일리를 상대로 역전 우월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5회초 1사 1루에서는 삼성의 두번째 투수 김대우를 상대해 1B에서 2구째를 받아쳐 다시 한번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로 연결시켰다. 개막 8경기에서 홈런 3방에 9타점을 챙긴 김재환을 두고 김태형 감독은 웃으면서 박수를 보냈다. 타율은 낮아도 필요할 때 일격을 날려주는 것, 그게 바로 4번 타자의 역할이다. ‘킹재환’의 재림이다. 

 ​